회사생활

🌧️ 안 좋은 소식을 들은 날, 그리고 다시 일어나는 법

hurdailyinsight 2025. 4. 28. 06:21

– 자기회복력이란, 생각보다 가까운 곳에 있다

 

그 날, 잡 인터뷰 결과를 들었을 때는 정말 아무것도 할 수 없을 것 같은 기분이었다. 첫 질문을 받자마자 뭔가 느낌이 달랐고, 내 준비한 방향과는 완전히 다른 방향으로 흘러가고 있다는 걸 직감했다. 30분 가까이 진행된 인터뷰가 끝나고 나서, 그저 그날 하루는 완전히 다운된 상태였다. 그리고 결과를 들었을 때 뼈를 한 대 맞은 기분이었다.

우울했던 날 우리집 강쥐와 점심시간 산책중

 

사실 예상은 했지만, 그 말을 들으니까 정말 아프더라. 그날은 그냥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상태였고, 일도 손에 안 잡혔다. 어떤 것도 하고 싶지 않았다. 다행히 재택근무 날이어서 점심 먹고 집 근처 산책을 나섰는데 날씨는 미쳤고 어느새 그을 단풍도 많아졌고…. 세상은 또 이렇게 아무 일 없이 잘 돌아간다는 걸 새삼 느꼈다. 인생은 점의 연속…. 이번의 좌절도 내 인생의 하나의 점일 테니까.

그나마 다행인 건, 지금 내가 high duty acting을 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전에 받은 merit list가 아직 유효하고, 9월까지 permanent 자리가 나오면 현재 맡고 있는 acting role이 그대로 정규직으로 전환될 가능성도 있다. 이건 호주 공무원 시스템을 잘 모르면 이해하기 어려운 상황일 수 있다. 나중에 이 시스템에 대해서 좀 더 자세히 설명할 기회가 있을 것이다.

 

 

그날 하루는 정말 힘들었지만, 다음날 아침이 되자 조금 다르게 생각하게 되었다. "대체 뭐가 잘못됐던 걸까?" "내가 놓친 게 무엇이었을까?" 이런 질문들이 떠오르면서, 많은 것들이 그제야 명확해졌다. 준비 부족도 있었고, 요즘 액팅을 하면서 너무 많은 일을 동시에 하다 보니 "내가 진짜 이걸 원하는 건가?"라는 의구심이 들었다. 시작이 명확하지 않았으니, 결과도 그렇게 나왔단 생각이 든다.

사실 지금 내가 하고 있는 액팅 업무가 많지만, 원래 내 역할은 이미 퍼머넌트였고, 그 위의 레벨도 이미 몇 달간 하고 있다는 걸 다시 한번 깨닫게 되었다. 한 번에 얻은 게 아니라는 생각도 들지만, 운이 좋았다고도 느꼈다. 2~3년 동안 지원해서 겨우 된 사람들도 많은데 나는 한 번에 됐고, 윗레벨도 메리트 리스트에 올라 액팅을 하게 됐다는 점에서 다시 한 번 내가 잘하고 있다고 인정받은 것 같다는 느낌이 들었다.

 

처음엔 너무 힘들었고, 잘하고 있음에도 자꾸 나 자신에게 의심을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금은 내가 충분히 성장했다는 걸 느끼게 된다. 그동안의 경험과 배움들이 자신감을 만들어주었다. 이제는 확실히 내가 성장하고 있다는 걸 느낄 수 있다.

힘든 게 책임이 많아져서인지, 아니면 일의 양이 많아져서인지 헷갈렸는데, 시간이 지나면서 경험이 쌓이고 보니 일의 양이 가장 큰 영향이었단 걸 알았다. 몇 달 전만 해도 우리 팀은 정말 사람이 너무 부족했다. 후아… 그때 못 견딘 동료들은 다른 부서로 옮기기도 했다.

 

이번 경험을 돌아보면서, 나는 정말 회복력이 강한 사람인가보다라는 생각이 든다. 어떤 일을 하다가 힘들고 지칠 때도 있지만, 그 자리에 머물지 않고 다시 일어날 힘이 있다는 게 자기 회복력 아니겠나?

 

📝 다음 글 예고

호주 공무원 사회의 'High Duty Acting'과 'Merit List'란?
정규직으로 전환되는 방식, 기간, 승급의 흐름에 대해
다음 글에서 자세히 이야기해보려 한다.

 

👉 Read this post in English: [The Day I Heard Bad News – A Reflection on My Job Interview and Growth]